MBTI ENFP와 함께 사는 이야기

우리집에는 MBTI 무료 검사를 받으면 언제나 ENFP가 나오는 사람이 한 명 있다. 나의 경우 INTP, ISTP, INTJ, ISTJ 이렇게 4개의 조합이 다 나오는 편인데, 그 사람은 항상 ENFP가 나온다. 마지막으로 검사했을 때 나온 MBTI가 ISTJ였으니까, 알파벳으로만 보면 완벽하게 반대의 성격인 것이다.

그럼 이런 두 커플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MBTI 궁합표를 보면 둘은 상극이라고 한다. 그런데 한 두개의 속성만 바뀌어도 천생연분까지는 아니어도 나름 괜찮다는 것으로 바뀌기도 하니, 상극은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MBTI ENFP 특성

모든 ENFP가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한 명을 지속 관찰을 해 본 느낌은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가 많이 나온다는 것은 확실하다. 다만 아이디어가 나오기만 하지 정작 추진을 하는데 있어서는 영 서툴다. 거의 안 한다고도 볼 수 있다. 즉, 새로운 계획을 생각해 내고 실행에 옮기는 첫 단계까지는 잘 하는데, 그 이후에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지속성에서는 능력이 발휘되지 않는다.

다행스러운 것은 그렇지 않은 성격의 사람과 살고 있어서, 새로운 아이디어는 조금 더 체계적으로 발전이 되고 실행으로 옮겨지는 단계가 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여행을 간다고 하면, 새로운 여행지에서 새로운 무엇인가를 즐기는 것에 대해 추진은 ENFP가 먼저 한다. 남들은 생각지 못하던 곳을 발견하기도 하고 색다른 액티비티를 찾아내기도 한다. 그러나 그게 끝. 그 뒤 계획을 세부적으로 하는데 있어서는 J성격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T 성격이 발동하여 구체적으로 옮기기 전 필요한 조건들을 이리저리 따져보게 된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여행의 계획은 완성이 된다. 문제는 내 성격도 완전한 J는 아니라는데 있다. 계획 자체는 나름 잘 세우는데, 그 뒤 계획을 철저하게 다 따라서 행동으로 옮겨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는 굳이? 라는 답을 하는 사람이다. 즉, 계획은 굵직한 것만 잡아놓고 세부적인 행동은 조금 자유분방하게 움직이는 편이다. 그래서 둘의 여행은 실제 계획의 절반만 실행해도 나름 성공하는 케이스가 된다.

ENFP가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한시라도 뭔가 행동을 하지 않으면 불안해 하는 성향이 있다. 조용히 앉아서 뭔가를 해야 할 때도 갑작스럽게 이상하게 웃거나 이상한 소리를 내기도 한다. 의식적으로 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돌아오는 대답은 자기도 모르게 하는 것이라고 한다. 모든 ENFP가 그러는 것일까?

둘이 같은 성향인 두 친구가 모여서 노는 것을 가끔 보기도 한다. 둘 다 계획은 남들이나 생각하는 성향이라 그런지 굉장히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짙다. 분명 몇 시까지 들어온다고 하고 나갔어도 그 시간에 들어오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진짜 중요한 시간 약속이 아니면 지킬 필요가 없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본다.

아무튼, 이것 말고도 성격을 분석하고 뜯어보면 할말은 참으로 많을 것 같다. 지금은 완전 180도 다른 MBTI 성격 유형을 가지고 있지만, 그렇게 살아가는게 또 인생의 재미가 아니겠는가. MBTI가 세상 사람들의 성격을 죄다 대변해 주고 분석해 준 것도 아닌데, 여기 그렇게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있을까 싶다.

적어도 커플 간의 관계에 있어서 둘의 성격이 너무 비슷하면 그것도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서로 다른 부분이 있어야 보완을 해 주면서 더 오래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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